월미도 땅 투기 팩트체크, 박찬대 후보 주장은 어디까지 맞나
요즘 인천시장 선거판을 보면 정책보다 의혹이 더 빨리 퍼지는 것 같다. 그중에서도 박찬대 후보가 꺼낸 ‘월미도 땅 투기’ 이야기는 꽤 복잡하다. 그래서 한 번 정리해봤다. 누가 맞고 틀리냐보다, 어디까지가 확인된 사실인지부터 보는 게 먼저다.
월미도 땅 투기 팩트체크 핵심만 먼저 보면

이번 이슈의 출발점은 2026년 5월 26일 인천시장 후보 TV토론이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유정복 국민의힘 후보 배우자가 형제로부터 받은 5억 원, 가상자산 의혹, 그리고 월미도 땅 문제를 연결해 물었다. 취지는 간단했다. 유 후보 재임 중 월미도 고도제한이 완화됐고, 그 과정에서 유 후보 가족이 보유한 땅의 가치가 오른 것 아니냐는 이야기였다.
유 후보는 반박했다. 월미도 고도제한 완화는 송영길 전 시장 때 이미 결재된 사안이라는 취지였다. 여기서부터 헷갈린다. 전임 시장 때 시작된 일이 맞나? 아니면 유정복 시장 때 결정된 일이 맞나?
결론부터 말하면, 둘 다 일부 사실을 담고 있다. 다만 최종 고시를 기준으로 보면 유정복 시장 재임 중 이뤄졌다는 쪽이 더 직접적인 사실에 가깝다.
고도제한 완화는 언제 결정됐나
인천광역시 공식 자료에는 “도시관리계획(월미 지구단위계획) 결정(변경) 및 지형도면 고시”가 2017년 2월 27일자로 올라와 있다. 인천광역시고시 제2017-37호다. 이 날짜는 유정복 시장 민선 6기 재임 기간이다.
다만 유 후보 측 반박도 완전히 허공에 있는 말은 아니다. 2016년 당시 인천시 도시계획국장은 월미지구단위계획 수립용역 추진방침이 2014년 4월 29일, 전임 시장 때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즉 용역의 출발점은 송영길 전 시장 시절로 볼 수 있다.

문제는 ‘출발’과 ‘최종 결정’을 섞어 말하면 독자가 오해하기 쉽다는 점이다. 도시계획은 보통 한 번에 끝나는 일이 아니다. 용역 추진, 심의, 보류, 재심의, 고시가 이어진다. 이번 건도 그랬다.
2016년 5월 인천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월미도 문화의 거리 일대 고도제한 완화안을 원안 가결했다. 기존 7~9층 이하였던 규제가 지상 50m 수준까지 완화되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유정복 시장 친형 토지가 그 안에 포함됐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인천시는 결정고시를 유보했다.
그리고 2017년 2월, 도시건축공동위원회가 월미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다시 통과시켰다. 경기신문 보도에 따르면 월미도 일대 34만7천㎡에 적용되는 고도제한은 22~50m로 바뀌었고, 용적률도 350%에서 최대 800%까지 높아졌다.
이 지점만 놓고 보면 “송영길 전 시장이 다 결재했다”는 말은 과하다. 용역 추진방침은 전임 시장 때였지만, 논란이 된 완화안의 심의·보류·재추진·최종 고시는 유정복 시장 재임 중 진행됐기 때문이다.
유정복 후보 가족 땅은 실제로 있었나
이 부분은 복수 언론 보도로 확인된다. 프레시안은 2016년 5월 보도에서 유정복 시장 형제 일가가 월미도 고도완화 지구에 9곳, 총 6019㎡의 땅을 소유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오마이뉴스도 2017년 보도에서 유 시장 형제 일가 소유 땅이 9개 필지 6019.3㎡라고 썼다.
오마이뉴스 보도에는 금액도 나온다. 2016년 기준 공시지가가 약 94억7000만원이고, 취득 시점인 2004년보다 약 33억8000만원 상승했다는 내용이다.

여기까지는 상당히 강한 정황이다. 고도제한 완화 지역 안에 시장 가족 땅이 있었고, 규제 완화로 개발 가능성이 커졌고, 공시지가 상승도 보도됐다. 일반 시민 입장에서는 “이게 이상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나 같아도 그럴 것 같다.
그렇다고 바로 ‘불법 투기 확정’이라고 쓰기는 어렵다. 이건 다른 문제다.
토지 보유 사실, 고도제한 완화, 지가 상승은 확인 가능한 사실이다. 하지만 내부정보를 이용했는지, 유 후보 본인이 직접 관여했는지, 불법적인 이익 실현이 있었는지는 별도의 입증이 필요하다. 이번 공개자료 리서치에서는 그 부분까지 확정할 만한 자료를 확인하지 못했다.
그러니 표현은 이렇게 나누는 게 맞다.
“월미도 땅 특혜 의혹은 제기할 근거가 있다.”
“고도제한 완화의 최종 고시는 유정복 시장 재임 중 이뤄졌다.”
“다만 ‘투기’ 또는 ‘불법 특혜’가 법적으로 확정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정도가 가장 안전하고, 또 가장 정확하다.
박찬대 후보 주장에 대한 내 판단
박찬대 후보가 문제를 제기한 방향 자체는 이해된다. 선거에서 후보자의 도덕성과 이해충돌 가능성은 검증 대상이다. 특히 도시계획, 고도제한, 가족 소유 부동산이 한 화면에 들어오면 그냥 넘기기 어렵다.
다만 팩트체크 글이라면 표현을 조금 더 조심해야 한다. ‘월미도 땅 투기’라고 제목을 세게 잡을 수는 있지만, 본문에서는 ‘투기 의혹’, ‘특혜 의혹’, ‘이해충돌 논란’으로 풀어 쓰는 게 맞다. 법적으로 확정된 사실처럼 쓰면 오히려 글의 신뢰도가 떨어진다.
이번 건에서 가장 중요한 문장은 이것 같다.
용역 추진방침은 송영길 전 시장 시절에 있었지만, 논란이 된 고도제한 완화의 최종 고시는 유정복 시장 재임 중 이뤄졌다.
이 문장을 빼면 양쪽 모두 자기에게 유리한 절반만 말하게 된다.
선거 이슈로 볼 때 주의할 점
선거판에서는 짧은 말이 잘 퍼진다. “투기다”, “거짓말이다”, “흑색선전이다” 같은 말들이다. 그런데 실제 자료를 보면 대부분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이번 월미도 의혹도 마찬가지다. 유정복 후보 측이 말한 전임 시장 시절 용역 추진방침은 확인할 필요가 있는 사실이다. 동시에 박찬대 후보 측이 말한 유정복 시장 재임 중 고도제한 완화와 가족 땅 수혜 논란도 확인 가능한 사실이다.
그러니까 독자는 한쪽의 문장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된다. 특히 부동산·도시계획 이슈는 날짜가 전부다. 누가 언제 샀는지, 언제 용역이 시작됐는지, 언제 심의가 통과됐는지, 언제 고시됐는지를 봐야 한다.
이번 자료만 놓고 보면 내 판단은 이렇다.
박찬대 후보의 문제제기는 ‘근거 없는 주장’으로 보기 어렵다. 월미도 고도제한 완화와 유정복 후보 가족 토지 보유, 지가 상승 보도는 실제로 존재한다. 하지만 ‘투기 확정’으로 단정하는 것도 무리다. 의혹 제기와 법적 확정 사이에는 거리가 있다.
[결론]
월미도 땅 투기 팩트체크를 한 줄로 정리하면 이렇다. “문제제기할 근거는 있지만, 투기 확정이라고 단정하면 안 된다.”
- 1. 선거 의혹을 빠르게 파악하고 싶은 분 ➡️ ‘최종 고시일 2017년 2월 27일’부터 확인해라.
- 2. 박찬대 후보 주장만 보고 판단하려는 분 ➡️ ‘투기 의혹’과 ‘투기 확정’을 구분해서 봐야 한다.
- 3. 유정복 후보 반박까지 같이 보고 싶은 분 ➡️ 전임 시장 때 용역 추진방침이 있었다는 점과 유정복 재임 중 최종 고시됐다는 점을 함께 봐야 한다.
참고자료
- 인천광역시, 도시관리계획(월미 지구단위계획) 결정(변경) 및 지형도면 고시, 2017년 2월 27일: https://www.incheon.go.kr/build/BU010201/1955982
- 뉴스타파/다음, “월미도 땅 특혜 의혹, 유정복 ‘송영길이 다 결재’ 거짓”, 2026년 5월 27일: https://v.daum.net/v/20260527160710735
- 경기신문, “市, 월미도 일대 고도제한 결국 50m로 대폭 완화”, 2017년 2월 16일: https://www.kgnews.co.kr/news/article.html?no=474189
- 프레시안, “유정복 시장 친형, 고도제한 완화 지역 토지 소유”, 2016년 5월 25일: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137012
- 오마이뉴스, “월미지구 ‘유정복 형님 땅’ 규제완화 결국 통과”, 2017년 2월 17일: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299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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